KB손해보험, 차보험료 인상 요율 검증 신청 삼성·현대·DB 등도 검토 "원가 상승 등으로 적자확대..추가 인상 불가피"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이르면 내년 1월 자동차보험료가 대폭 인상될 전망이다. 손보업계의 올해 차보험 적자 규모가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엔 적자 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최근 보험개발원에 차보험료 인상을 위한 요율 검증을 신청했다. 인상 요율은 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들도 요율 검증 신청을 검토 중이다. 이들 보험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 97~99%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인상 폭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에 앞서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신청한다. 자체적으로 산정한 인상률이 적정한지 보험개발원으로부터 검증을 받기 위해서다. 요율 검증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보험료 인상률과 인상 시기 등에 대해 내부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인상 시기는 내년 1월이 유력하다. 올해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보험료를 올린 만큼 연내 추가 인상보다는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가 보험료 인상을 공론화한 것은 차보험 손해율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달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7.6%로 올랐고 현대해상, KB손보, DB손보도 각각 97%, 98.5%, 98.5%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을 보수적으로 취급, 그나마 손해율 관리가 됐던 메리츠화재마저 90.3%로 집계됐다. 한화, 롯데, MG손보 등 중하위권 손보사들은 이미 100%를 훌쩍 넘어 위험수위를 나타내고 있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통상 76~78% 정도로 보고 있다. 보험료 중 약 20%는 사업비용 등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손해율이 100%라는 것은 본전은커녕 대규모 적자라는 얘기다. 실제 손보업계는 올해 자동차보험에서 1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올해 노동자 가동연한 상향과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중고차 보상 확대,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 등 원가 상승 요인들을 충분히 반영하려면 약 10%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했지만 지난 1월 3~3.5%, 6월 1~1.6% 인상에 그쳤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경비삭감 등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최소한 원가 상승 부분 만큼은 보험료에 반영을 해야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보험료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잇단 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실제 자동차보험료 인상 움직임이 공론화될 때마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요인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