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원치료 당시 검사받고 입원시기로 보험금 청구한 '사기' 혐의 기소유예 처분 뒤 "고의 없었다"며 취소해달라고 헌법소원 내 "검사시기 허위기재 직접 요청했단 증거 없어" 전원일치 판결
헌법재판소 (자료사진=노컷뉴스)
헌법재판소가 보험사기 혐의에 대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A씨 등 9명이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보험사기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 등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으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기소유예 처분은 혐의는 인정되나 범행동기나 수단, 범행 뒤 정황 등을 참작해 검찰이 사건을 재판에 넘기지 않고 종결하는 것을 이른다. 다만 기소가 되지 않더라도 혐의내용은 유죄로 인정된 것이기 때문에 해당처분에 불복 시 당사자는 헌법소원 등을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A씨 등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부산 소재 안과에서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A씨가 가입한 보험은 약관상 통원치료에 대해선 20만원 한도로 의료비를 보상하고 입원비용은 총 90%까지 보상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었다.
다만 A씨가 보험사에 제출한 진료기록에는 통원치료가 아닌 입원치료 시 검사를 받은 것으로 명시돼있었고, A씨는 모두 162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허위자료로 일부러 더 많은 보험금을 타내려 한 게 아닌지 조사한 뒤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A씨는 "보험사를 상대로 사기를 저지를 고의가 없었는데도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며 이를 취소해달란 취지로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진료기록상 오류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A씨의 책임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A씨 등은 검사를 받은 시기를 '입원치료 시'로 진료기록에 기재해달라고 (병원에) 요청한 바가 없고, 진료기록 기재에 관여한 정황도 나타나지 않는다"며 "A씨 등이 최소 약 3년 이상 보험계약을 유지해온 과정에서 부정한 수단으로 보험금을 받아내려 했던 정황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A씨의 진료와 관련해 '입원치료 시 검사'라고 기록한 것은 병원 의사로 나타났다.
헌재는 "의사도 해당 진료기록 기재는 (통원 당시) 기계적인 검사 이후 실질적인 진단이 이뤄진 입원치료 시를 기준으로 기재했기 때문에 허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사가 아닌 A씨 등이 이런 방식의 진료기록 기재가 허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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