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낸 화재로 불탄 옆집 배상금, 화재배상 특약으로 대비하세요

김 모씨는 지난해 여름 가족 여행을 즐기던 중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휴가로 집을 비운 사이 옆집에서 발생한 화재 때문에 자신의 집이 전소됐다는 전화를 받은 것이다. 부랴부랴 서울로 돌아온 김씨는 시커멓게 타버린 집을 보면서 망연자실했지만 그래도 여행 중이라 집에 사람이 없어 다친 사람이 없다는 것을 불행 중 다행이라 여겼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었다. 자신이 입은 재산 피해를 당연히 불을 낸 옆집 주인에게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것.

김씨는 옆집 주인 이씨가 가입한 보험사에 배상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에서 "비록 이씨 실수로 불이 났지만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 의해 법적으로 배상책임이 없기 때문에 보험금도 지급할 수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은 경미한 과실에 의한 화재는 화재로 인한 피해 규모가 너무 커질 수 있어 실화자 책임이 과중하다는 점을 고려해 손해배상책임을 고의나 중과실에 의한 실화에만 적용하도록 한 법률이다.

하지만 이 법은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에 의해 헌법 불합치와 적용 중지 결정을 받았다.

이 판결을 계기로 단순 실수로 인한 화재도 배상책임이 발생하게 됐다.

김씨와 같은 피해자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됐지만 이씨처럼 실수로 불을 낸 사람은 사소한 실수에 의한 화재일지라도 큰 배상책임을 져야 하는 사례가 생기게 됐다.

이런 위험에 대한 최선의 준비는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실화책임법 적용 중지 이후 손해보험회사에서는 화재로 인한 배상책임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상품들은 연간 보험료가 1만원 미만으로 저렴하며, 화재보험과 함께 새로 가입할 수도 있고 화재보험에 이미 가입한 사람은 해당 특약만 추가할 수 있다. 이제는 화재보험 하나로 화재로 인한 모든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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